
구글이 구글 포토 무제한 무료 저장 정책을 종료한다고 발표했을 때 저는 꽤 오랫동안 멍하니 화면을 바라봤습니다. 7년치 사진과 동영상 약 180GB가 거기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쌓일 텐데 연간 13만 원씩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그 순간 든 생각은 단 하나였습니다. "내 데이터를 남의 서버에 이렇게 무방비로 맡겨도 되는 건가?"
구글포토 대안, 시놀로지 DS923+를 선택한 이유
NAS(Network Attached Storage)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개인용 저장 장치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집 안에 두는 소형 서버로, 외부 인터넷을 통해서도 언제든 접근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NAS 구축이 괜히 어렵게 느껴져서 그냥 유료 클라우드를 쓸까 고민했습니다. 2TB Google One 요금이 연간 약 13만 원이니, 10년이면 130만 원이고 용량이 늘어날수록 요금도 올라갑니다. 계산을 해보니 초기 투자가 오히려 낫겠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시놀로지 DS923+와 씨게이트 IronWolf 4TB HDD 2개를 선택했습니다. 총비용은 NAS 본체 약 60만 원에 HDD 2개 약 30만 원, 합계 90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7년치 구글 원 구독료와 거의 비슷한 금액인데, 이후에는 HDD 교체 비용 외에 반복 지출이 없습니다. 시놀로지를 택한 핵심 이유는 DSM(DiskStation Manager)이라는 자체 운영체제 때문이었습니다. DSM이란 시놀로지 NAS를 웹 브라우저로 관리할 수 있는 GUI 기반 OS로, 리눅스 서버를 다뤄본 경험이 없어도 직관적으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처음 세팅하는 데 반나절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HDD는 RAID 1 구성으로 묶었습니다. RAID 1이란 두 개의 하드디스크에 동일한 데이터를 동시에 기록하는 방식으로, 한 쪽 디스크가 고장 나도 다른 쪽에 데이터가 그대로 남아 있는 미러링 구조입니다. 사용 가능한 용량은 절반인 4TB로 줄어들지만, 하드웨어 단일 장애점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망이 생깁니다.
비용 계산 부분에서 한 가지 짚고 싶은 게 있습니다. 90만 원이 구글 원 7년치와 비슷하다고 했지만, 이건 전기세를 빼고 계산한 수치입니다. NAS를 24시간 켜두면서 전기세를 따로 측정해봤는데, DS923+ 기준으로 월 3천~4천 원 정도가 더 나갔습니다. 7년이면 대략 25만 원 안팎이 추가되는 셈이라, 단순히 본체와 HDD 값만 비교하면 NAS의 경제성을 다소 과장하게 됩니다. 그래도 클라우드 비용은 용량이 늘어날수록 계속 오르는 반면 NAS는 전기세가 거의 고정적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NAS 쪽이 유리하다고 보지만 초기에 제가 계산했던 것보다는 격차가 약간 줄어듭니다.
백업전략: 3-2-1 원칙과 Backblaze B2 연동
Synology Photos를 설치하면 구글 포토와 거의 동일한 타임라인 뷰, 얼굴 인식, 공유 앨범 기능을 쓸 수 있습니다. 구글 포토에서 Google Takeout으로 전체 사진을 내보내 NAS로 옮기는 데 이틀이 걸렸습니다. 제가 직접 해봤는데, 가장 손이 많이 간 부분은 메타데이터 처리였습니다. Google Takeout은 사진 파일과 함께 JSON 형식으로 촬영 날짜, GPS 정보 같은 EXIF 데이터를 별도 파일로 뽑아냅니다. EXIF(Exchangeable Image File Format)란 카메라나 스마트폰이 사진을 찍을 때 함께 기록하는 촬영 시간, 위치, 조리개값 등의 메타데이터 규격입니다. 이 정보가 사진 파일 안에 직접 심어져 있지 않으면 Synology Photos의 타임라인 정렬이 엉망이 됩니다. ExifTool을 이용해 JSON 파일에서 메타데이터를 읽어 원본 사진에 직접 기록하는 작업으로 해결했습니다. 꽤 귀찮은 과정이었지만, 덕분에 7년치 사진이 날짜 순서대로 깔끔하게 정렬됐습니다.
이 메타데이터 작업을 겪으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구글 포토를 떠나는 비용은 구독료가 아니라 이 "이전 작업의 시간"이라는 점입니다. 단순히 사진 파일만 옮기면 끝일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며칠을 메타데이터 복구에 썼습니다. NAS로 옮기는 걸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이 작업 시간도 비용의 일부로 미리 계산해두는 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NAS를 구축하고 나서 오히려 더 신경 써야 했던 부분이 백업 전략입니다. 솔직히 처음엔 RAID 1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RAID는 백업이 아니라는 점을 뒤늦게 실감했습니다. 화재나 수해가 발생하면 NAS 자체가 물리적으로 사라지고, 랜섬웨어에 감염되면 두 디스크가 동시에 암호화됩니다. 그래서 데이터 보호의 기본 원칙인 3-2-1 백업 전략을 적용했습니다.
3-2-1 백업 전략이란 원본 1개 + 사본 2개를 서로 다른 저장 매체 2종류에 보관하되, 그 중 1개는 반드시 오프사이트(물리적으로 다른 장소)에 두는 방식입니다. 이 원칙을 구현하기 위해 Synology의 Hyper Backup 패키지로 Backblaze B2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자동 백업을 설정했습니다. 180GB 기준으로 월 약 2달러, 연간 2만 5천 원 수준입니다. 구글 원 연간 13만 원과 비교하면 비용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오프사이트 백업을 설정하고 나서야 비로소 안심이 됐습니다. NAS가 망가져도, 집에 사고가 나도, 클라우드에 최신 백업이 남아 있으니까요. 3-2-1 전략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는 NAS 내부 RAID 1 구성 HDD인 로컬 이중화 원본, Hyper Backup을 통한 Backblaze B2 클라우드 자동 백업인 오프사이트 사본, 분기별 외장 HDD 수동 백업인 로컬 오프라인 사본입니다.
다만 솔직히 고백하면, 분기별 외장 HDD 수동 백업은 처음 1년 정도는 잘 지켰지만 그 뒤로는 점점 게을러졌습니다. "클라우드 백업이 있으니 괜찮겠지" 하는 안일함이 생긴 겁니다. 3-2-1 전략은 이론적으로는 명확한데, 수동으로 챙겨야 하는 부분은 결국 사람의 꾸준함에 의존하게 됩니다. 자동화되지 않은 백업 단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실행률이 떨어진다는 걸 직접 겪어보고 알았습니다. 가능하다면 수동 백업보다는 스케줄을 걸어 자동으로 돌아가는 두 번째 클라우드 백업을 추가하는 쪽이 더 현실적이라고 지금은 생각합니다.
셀프호스팅 확장: Plex, Jellyfin, Vaultwarden까지
원격 접근 설정도 처음엔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시놀로지가 제공하는 QuickConnect는 별도의 포트포워딩 없이 어디서든 NAS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중계 서비스입니다. 편리한 대신 트래픽이 시놀로지 서버를 경유하기 때문에 속도가 느립니다. 제가 직접 비교해봤는데, QuickConnect로 사진을 불러올 때와 자체 DDNS로 직접 연결할 때 로딩 속도 차이가 체감상 3배 이상 났습니다.
DDNS(Dynamic Domain Name System)란 유동 IP 환경에서도 고정된 도메인 주소로 NAS에 접근할 수 있도록 IP 변경을 자동으로 추적해주는 서비스입니다. 공유기에서 포트 443번(HTTPS)을 NAS로 포워딩하고, DSM에서 Let's Encrypt 인증서를 자동 발급받아 HTTPS 암호화 접속을 구성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외부에서도 보안이 유지된 상태로 직접 연결이 가능합니다.
다만 포트포워딩 방식을 선택하면서 보안 측면의 부담도 같이 떠안게 됐다는 걸 분명히 짚고 싶습니다. 외부에 포트를 열어둔다는 건 그만큼 공격 표면이 늘어난다는 뜻이고, 실제로 NAS 제조사들에서 취약점이 발견되어 랜섬웨어 공격으로 이어진 사례들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후 2단계 인증을 활성화하고, 자동 차단 기능으로 로그인 실패가 반복되는 IP를 막고, DSM과 패키지를 매번 최신 버전으로 유지하는 걸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속도를 위해 QuickConnect 대신 직접 포트포워딩을 택했다면, 그만큼 보안 관리에 시간을 더 써야 한다는 트레이드오프가 있다는 걸 분명히 인지해야 합니다.
NAS가 안정적으로 돌아가자 자연스럽게 활용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Docker 컨테이너를 이용해 Jellyfin(미디어 서버), Vaultwarden(오픈소스 비밀번호 관리), Nextcloud(클라우드 스토리지) 같은 셀프호스팅 서비스를 하나씩 올렸습니다. Docker란 애플리케이션을 독립된 컨테이너 환경에서 구동하는 기술로, NAS 운영체제에 직접 설치하지 않아도 서비스를 깔끔하게 분리해서 운영할 수 있습니다. Plex나 Jellyfin으로 집에 있는 영화, 드라마 파일을 스마트TV나 스마트폰에서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고, Vaultwarden 덕분에 비밀번호 관리도 외부 서비스 의존 없이 해결됐습니다.
처음엔 사진 백업 하나 때문에 시작한 일이었는데, 지금은 집 안에 작은 데이터 허브가 생긴 셈입니다.
구축 후 2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NAS 구축은 비용 계산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구글이 정책을 바꿀 때마다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고, 계정이 차단될 걱정도 없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정답은 아닙니다. 펌웨어 업데이트, HDD 교체, 전기세, 백업 전략 관리까지 스스로 챙겨야 하는 러닝 커브가 분명히 있습니다. 기술에 익숙하지 않다면 신뢰할 수 있는 유료 클라우드 서비스 여러 개를 조합하는 방식도 충분히 합리적입니다. 핵심은 단 하나의 저장소에 모든 것을 맡기지 말라는 것입니다. 어떤 방식이든 데이터는 반드시 분산해서 보관해야 합니다.
출처 및 참고 링크
- 시놀로지 공식 사이트: https://www.synology.com/ko-kr
- 큐냅 공식 사이트: https://www.qnap.com/ko-kr
- WD Red HDD 스펙: https://www.westerndigital.com/products/nas-drives/wd-red-sata-hdd
- Seagate IronWolf 스펙: https://www.seagate.com/kr/ko/products/nas-drives/ironwolf-hard-drive/
- 시놀로지 지식 베이스(한국어): https://kb.synology.com/k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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