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말하면, 저는 첫 번째 시험에서 떨어졌습니다.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시간을 잘못 쓴 탓이었습니다. 120분 동안 약 100문항을 풀어야 하는 CCNA 200-301 시험에서, 저는 초반 계산 문제에 너무 오래 붙잡혀 있다가 정작 배점이 큰 시뮬레이션 구간에서 허둥댔습니다. 두 번 겪고 나서야 이 시험이 단순한 암기 싸움이 아니라는 걸 체감했고, 그 경험을 여기에 그대로 풀어봅니다.
시험 구조, 알고 있다고 다 아는 건 아닙니다
CCNA 200-301은 Cisco가 주관하는 단일 시험입니다. 120분 안에 약 100문항을 처리해야 하고, 합격 기준 점수는 응시 회차마다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통상 800~850점(1000점 만점) 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건 공식 Exam Topics 문서에도 명시된 사항이고, CISCONET Training Solutions의 가이드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출처: CISCONET Training Solutions).
그런데 이 숫자들을 알면서도 막상 실전에서는 전혀 다른 감각으로 다가옵니다. 제가 준비할 때 가장 소홀히 했던 부분이 바로 문항 유형의 구성 비율입니다. 일반 객관식만 있는 게 아니라, 시뮬레이션(Simulation) 문항이 포함됩니다. 시뮬레이션이란 실제 라우터나 스위치 인터페이스를 화면에서 직접 조작해 설정하는 문항 유형으로, 단순히 보기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CLI(Command Line Interface) 명령어를 직접 입력해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필기 시험과 실기 시험이 한 화면 안에 함께 들어있는 구조입니다.
시험 범위는 크게 네트워크 기초, IP 연결, IP 서비스, 보안 기초, 자동화 및 프로그래머빌리티, 그리고 인프라 구성으로 나뉩니다. 제가 직접 응시해보니 서브넷팅(Subnetting), OSPF, VLAN·트렁킹, ACL 문항 비중이 체감상 특히 높았고, 이 영역들에서 시뮬레이션 문항도 여러 개 출제됐습니다.
- 시험 시간: 120분 / 문항 수: 약 100문항
- 문항 유형: 객관식, 드래그앤드롭, 시뮬레이션 혼합
- 주요 출제 영역: 서브넷팅, OSPF, VLAN·트렁킹, ACL, 보안 기초, 자동화
- 시뮬레이션 문항은 CLI 직접 입력 방식으로 배점 비중이 높음
시간 배분, 왜 첫 번째 시험에서 무너졌는가
첫 응시 때 저를 망가뜨린 건 서브넷팅 계산 문제였습니다. 서브넷팅(Subnetting)이란 하나의 IP 주소 대역을 더 작은 단위로 쪼개어 여러 네트워크로 나누는 방법을 말합니다. VLSM(Variable Length Subnet Mask)은 그 서브넷들을 서로 다른 크기로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인데, 여기서 VLSM이란 각 네트워크의 규모에 맞게 서브넷 마스크를 가변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이 둘을 손으로 계산하는 문제에서 저는 틀릴까봐 두 번, 세 번을 검산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초반에만 20분 가까이 소진했고, 후반 시뮬레이션 구간에 들어갔을 때는 이미 심리적으로도 지쳐있었습니다.
두 번째 준비에서 전략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계산 문제는 초벌 답만 체크하고 넘어간 뒤, 마지막에 시간이 남으면 돌아오는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시뮬레이션 문항은 한 문제당 5~8분을 쓸 수 있다고 가정하고 그 시간을 우선 확보했습니다. 이 전략이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지는 합격이라는 결과가 증명해줬습니다.
그런데 시간 배분 전략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처음엔 CLI 명령어 자체가 익숙하지 않다 보니 시뮬레이션 화면이 뜨는 순간부터 멍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OSPF(Open Shortest Path First)는 링크 상태 라우팅 프로토콜의 대표 주자입니다. 여기서 OSPF란 네트워크의 각 장비가 자신과 연결된 링크 정보를 교환하고 최적 경로를 스스로 계산하는 동적 라우팅 프로토콜을 의미합니다. 이 프로토콜을 이론으로만 알고 있으면, 실제 시험에서 라우터에 OSPF를 설정하는 명령어 시퀀스를 막힘없이 입력하는 게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Cisco 공식 Exam Topics 문서에서도 단순 지식이 아닌 '구성(Configure)' 능력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출처: Cisco Learning Network).
실습 전략, 이론서 반복보다 Packet Tracer 하나가 낫습니다
기출 문제 유형이 이렇다는 정보들은 넘쳐납니다. 저도 처음엔 그 정보들을 열심히 모았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는데, 유형을 외워도 막상 시뮬레이션 화면 앞에서는 손이 안 움직였습니다.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실제로 장비를 설정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Packet Tracer는 Cisco가 무료로 배포하는 네트워크 시뮬레이터입니다. 가상의 라우터와 스위치를 배치하고, 실제 시험과 동일한 CLI 환경에서 VLAN·트렁킹, ACL, OSPF를 직접 설정해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VLAN(Virtual Local Area Network)이란 물리적으로 같은 스위치에 연결되어 있어도 논리적으로 서로 다른 네트워크로 분리하는 기술을 말하고, 트렁킹(Trunking)이란 여러 VLAN의 트래픽을 하나의 포트로 묶어 전달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이 개념들을 이론으로 읽으면 이해한 것 같지만, Packet Tracer에서 직접 설정하다 보면 어디서 막히는지 바로 드러납니다.
제가 두 번째 준비에서 실습에 할애한 시간은 전체 공부 시간의 절반을 넘겼습니다. ACL(Access Control List)은 네트워크 장비에서 특정 트래픽을 허용하거나 차단하는 규칙 목록입니다. 이 ACL을 이론으로만 공부할 때는 "permit, deny 순서가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실제 라우터에서 Standard ACL과 Extended ACL을 구분해 적용하는 작업은 손으로 해봐야 몸에 붙습니다. 이론만 알면 합격 가능하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시험은 분명히 손으로 설정하는 능력을 요구합니다. 제가 직접 겪은 결론입니다.
- Packet Tracer로 VLAN, 트렁킹, OSPF, ACL 설정을 반복 실습
- CLI 명령어 시퀀스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치면서 흐름을 몸에 익히기
- 이론 학습 후 반드시 동일 토폴로지를 Packet Tracer에서 재현해보기
- 시뮬레이션 문항에서 막히는 지점을 파악하고 그 부분만 집중 재실습
자주 묻는 질문
Q. CCNA 200-301 시험은 몇 문제나 나오나요?
A. 공식적으로 약 100문항이 출제되고 시험 시간은 120분입니다. 문항 수는 응시 회차마다 소폭 달라질 수 있어서, 정확한 수치보다는 120분 안에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전략이 더 중요합니다. 시뮬레이션 문항이 포함된다는 점도 미리 확인해두셔야 합니다.
Q. 비전공자도 CCNA 합격이 가능한가요?
A. 저 자신이 비전공자로 합격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론서만 보는 방식으로는 시뮬레이션 문항에서 반드시 막힙니다. Packet Tracer 실습을 충분히 병행한다면 비전공자에게도 충분히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Q. CCNA 준비 기간은 얼마나 잡아야 하나요?
A. 네트워크 배경지식이 없다면 3~6개월을 현실적으로 잡는 편이 좋습니다. 빠르게 끝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실습 시간을 압축하면 시뮬레이션 문항에서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간보다 실습량을 기준으로 준비 완료 여부를 판단하는 게 더 맞는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Q. 기출 문제만 풀면 CCNA 합격할 수 있나요?
A. 기출 유형 파악은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시뮬레이션 문항과 시나리오형 문제는 보기 패턴을 암기한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개념을 이해하고 직접 설정해본 경험이 있어야 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었고, 저는 이 차이를 첫 번째 불합격으로 직접 확인했습니다.
결론
CCNA 200-301은 이론과 실기가 한 시험 안에 공존합니다. 시험 구조를 머리로 알고 있는 것과, 120분 안에 서브넷팅 계산·OSPF 설정·ACL 구성을 실제로 처리하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저는 한 번 떨어지고 나서야 그 차이를 이해했고, 실습량을 두 배로 늘린 뒤에야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단계를 고민 중이신 분이라면, 이론 강의를 듣는 시간만큼 Packet Tracer를 켜두는 시간을 확보해보시길 권합니다. 준비 기간이 조금 길어지더라도, 그 실습 시간이 결국 시험장에서의 시간을 아껴줄 겁니다. 제 경험이 그랬습니다.
참고: CISCONET Training Solutions, "CCNA 200-301 Certification FAQs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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