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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적응기

제로 트러스트 (ZTA 원칙, VPN 한계, MFA 실천)

by IT적응기 2026. 7. 1.

제로 트러스트 (ZTA 원칙, VPN 한계, MFA 실천)
제로 트러스트

2024년 기준, 전 세계 조직의 3분의 2 이상이 제로 트러스트 정책을 전사적으로 구현하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그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의아했습니다. VPN 하나면 충분하다고 믿어온 제 상식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그때까지도 몰랐으니까요.

ZTA 원칙: "내부도 믿지 않는다"는 게 왜 맞는 말인가

제로 트러스트 아키텍처(ZTA)는 한마디로 "아무것도, 누구도 기본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보안 철학입니다. 여기서 ZTA란 사용자·기기·네트워크 위치에 관계없이 모든 접근 요청을 매번 검증하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기존의 경계 보안(Perimeter Security) 모델, 즉 사내망 안쪽은 안전하다는 전제로 운영되던 방식과는 정반대의 접근입니다.

경계 보안이란 쉽게 말해 성벽을 쌓아놓고 성 안에 들어온 사람은 모두 아군으로 취급하는 방식입니다. 문제는 한 번 성벽이 뚫리거나, 내부 계정 하나가 탈취되면 내부 전체가 무방비 상태가 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보안 세미나에서 강사가 "VPN은 터널이지, 트러스트가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저는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VPN으로 내부망에 들어온 이후의 행동에 대해 추가 검증이 없다면, 탈취된 계정 하나가 전체 내부망을 여는 열쇠가 됩니다.

ZTA의 핵심 원칙은 세 갈래로 정리됩니다.

  • 네트워크 위치와 무관하게 모든 접근 요청을 매번 검증한다
  • 최소 권한 원칙(Least Privilege)을 적용해 꼭 필요한 자원에만 접근을 허용한다. 최소 권한 원칙이란 업무에 필요한 최소한의 접근 권한만 부여하고 나머지는 차단하는 방식입니다
  • 모든 트래픽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상 행위를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이 철학이 단순한 학문적 개념에 머물지 않는다는 건 정책 움직임에서도 확인됩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행정 명령을 통해 모든 연방 기관에 ZTA 구현을 의무화했고(출처: IBM Think), 국내에서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A가 2023년부터 '제로 트러스트 실증·시범 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규제 당국이 먼저 움직인다는 건 이 기술이 선택이 아닌 방향성의 문제임을 시사합니다.

시장 규모로 봐도 흐름은 뚜렷합니다. 제로 트러스트 보안 시장은 2024년 약 363억 5,000만 달러에서 2032년 1,24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출처: Pentasecurity). 8년 사이 3배 이상 커지는 셈입니다. 이 수치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기업들이 실제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요약: ZTA는 내부망도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모든 접근을 지속 검증하는 구조로, 글로벌 정책과 시장 양쪽에서 이미 대세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VPN 한계와 MFA 실천: 이론이 아닌 제 이야기

재택근무가 본격화된 이후, 저는 IT 팀에서 "VPN만 연결하면 안전합니다"라는 안내를 받고 아무 의심 없이 따랐습니다. 그때는 그게 당연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세미나에서 VPN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 뒤, 제가 사용하던 사내 시스템을 직접 점검해봤습니다. 결과는 솔직히 당혹스러웠습니다. 일부 시스템은 IP 기반 접근 제어만 있을 뿐, 행위 분석이나 접근 로그 검토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행위 분석(Behavioral Analytics)이란 사용자가 로그인 이후 어떤 자원에 접근하고, 어떤 데이터를 얼마나 내려받는지 패턴을 지속 추적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단순히 "누가 들어왔냐"가 아니라 "들어와서 뭘 하느냐"를 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없으면 내부 계정이 탈취되더라도 이상 행동을 탐지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라는 안이함이 조직 전체의 보안 허점이 될 수 있다는 걸, 저는 그때 처음 피부로 느꼈습니다. 그 뒤 제가 바꾼 행동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업무용 계정 전체에 다중 인증(MFA)을 설정했고, 사용하지 않는 시스템 접근 권한은 주기적으로 정리했습니다. 다중 인증(MFA)이란 비밀번호 외에 스마트폰 앱 인증, OTP 등 두 번째 인증 수단을 추가해 계정 탈취 시에도 접근을 차단하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사내 시스템에 접근할 때마다 "내가 정말 이 권한이 지금 필요한가?"를 한 번씩 되묻는 습관도 생겼습니다. 작은 습관처럼 보이지만, 이것이 개인 수준에서 최소 권한 원칙을 실천하는 방식이라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됐습니다.

제로 트러스트가 만능은 아닙니다

이론은 좋지만, 실무 도입의 현실은 다릅니다. 레거시 시스템과의 호환성 문제, 초기 구축 비용, 그리고 무엇보다 사용자 경험 저하가 가장 큰 장벽입니다. 매번 재인증을 요구받는 직원은 결국 보안 절차를 우회하려는 유혹을 느끼게 됩니다. 가장 정교한 시스템도 "사람"이라는 가장 약한 고리 앞에서는 무력해집니다.

제 경험상, 제로 트러스트는 특정 제품을 구매한다고 완성되는 게 아닙니다. 일부에서는 ZTA를 기술 솔루션 판매를 위한 마케팅 용어로 남용하는 경향도 있는데, 진정한 ZTA는 조직 문화와 정책, 그리고 지속적 검증이라는 프로세스가 맞물려야 비로소 작동합니다. 74편의 동료 심사 논문을 분석한 체계적 문헌 고찰 결과도 같은 결론을 냈습니다. 클라우드, IoT, 헬스케어, 원격 근무 등 도메인은 달라도, 기술보다 원칙과 운영 방식이 먼저라는 점은 공통적이었습니다.

요약: VPN은 터널이지 신뢰 수단이 아닙니다. MFA 설정과 최소 권한 점검 같은 개인 수준의 실천이 ZTA의 출발점이며, 기술 도입보다 조직 문화와 프로세스가 먼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VPN을 쓰고 있으면 제로 트러스트 적용이 필요 없는 거 아닌가요?

A. VPN은 데이터를 암호화된 터널로 전송하는 도구이지, 접속 이후의 행동을 검증하는 수단이 아닙니다. 탈취된 계정 하나가 VPN을 통해 내부망에 들어오면 이후 이상 행동을 탐지할 방법이 없습니다. 제로 트러스트는 바로 이 VPN 이후 구간을 채우는 개념입니다.

Q. 제로 트러스트를 도입하려면 무조건 비용이 많이 드나요?

A. 대규모 솔루션 도입은 비용이 크지만, 개인과 팀 단위에서는 비용 없이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MFA 설정, 불필요한 접근 권한 정리, 퇴직자 계정 즉시 비활성화 같은 조치가 대표적입니다. 최소 권한 원칙을 실무 습관으로 내면화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위협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Q. 중소기업도 제로 트러스트를 적용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제로 트러스트는 특정 기업 규모를 전제하지 않습니다. SaaS 기반 ID 관리 솔루션이나 클라우드 서비스의 기본 보안 기능을 활용하면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핵심 원칙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고가의 솔루션이 아니라 "모든 접근을 검증한다"는 운영 원칙을 조직 내에 정착시키는 것입니다.

Q. 제로 트러스트를 도입하면 업무 속도가 느려지지 않나요?

A. 이 부분이 실무 도입의 핵심 장벽 중 하나입니다. 매번 재인증을 요구하면 직원들이 절차를 우회하려는 경향이 생깁니다. 그래서 현대적인 ZTA는 컨텍스트 기반 인증, 즉 평소와 다른 위치나 기기에서 접속할 때만 추가 인증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사용자 경험과 보안 수준의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결론

제로 트러스트는 철학으로서는 이미 완성됐습니다. "아무것도 기본 신뢰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내부 위협, 계정 탈취, 클라우드 전환 시대에 가장 현실적인 대응 방식입니다. 문제는 언제나 "어떻게 실천하느냐"입니다.

조직 차원의 ZTA 도입이 아직 먼 이야기라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낫습니다. 업무 계정에 MFA를 켜고, 오랫동안 쓰지 않은 접근 권한을 한 번 점검해보는 것, 그것이 제가 세미나 이후 실제로 한 일이었고 지금도 유효한 실천입니다. 보안은 솔루션을 구매하는 순간이 아니라, 매일의 습관이 쌓이는 과정에서 완성됩니다.

참고: IBM Think,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란 무엇인가요?" / 보안뉴스 원병철, "2025 제로트러스트 보안 솔루션 리포트" (2025.11) / PubMed Central, "A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on ZTA" (2025) / Pentasecurity, "차세대 보안 '철학'에서 '아키텍처'로" (20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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